3. 수열
ε-N 논법으로 수열의 수렴을 다루고, 단조·코시 수열과 limsup/liminf의 기술을 익힙니다.
- ε-N 극한 — ε 띠를 아무리 좁혀도 어느 순간부터 꼬리가 전부 그 안에 들어갑니다. 그 순간을 확인하는 장면입니다.
수렴한다는 것은 목표값에 한없이 가까워진다는 뜻입니다. 띠를 좁히면 꼬리가 들어가는 시점은 늦어집니다. 그래도 그런 시점이 항상 존재하면 수렴입니다. 정확한 약속은 아래 식과 같습니다.
예를 들면, ⚽ 공을 굴리면 목표 선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 멈춥니다. 10cm 안쪽, 1cm 안쪽에 들어오라고 해도 어느 순간부터는 계속 그 안에 머뭅니다.
- 표준 극한: x^n과 x^{1/n} — 절댓값이 1보다 작은 수의 거듭제곱과 양수의 거듭제곱근을 봅니다. 각각 어디로 모이는지 확인하는 장면입니다.
1보다 작은 수를 계속 곱하면 점점 작아져 0으로 가라앉습니다. 반대로 양수는 거듭제곱근을 거듭하면 1로 모입니다. −1에서는 부호가 번갈아 진동합니다. 절댓값이 1보다 크면 거듭제곱은 끝없이 커집니다. 이 모든 경우를 Bernoulli 부등식 하나로 다룹니다.
예를 들면, 🍰 케이크를 매일 남은 것의 절반만 먹습니다. 남는 양은 절반, 4분의 1, 8분의 1로 줄어서 거의 사라집니다.
- 수열공간과 함수공간 — 수열들을 한곳에 모아 놓은 공간을 봅니다. 수열 하나하나가 이 공간에서는 점이 됩니다.
수열끼리 더하고 곱할 수 있어서 벡터공간입니다. 두 수열 사이의 거리도 잴 수 있습니다. 재는 방법에 따라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달라집니다. 절댓값의 합이 유한하면 가장 작은 공간에 들어갑니다. 제곱해서 더한 합이 유한하면 중간 공간입니다. 그냥 유계이면 가장 큰 공간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작은 공간이 큰 공간 안에 쏙 들어갑니다. 거리를 주는 노름이 두 세계를 잇는 다리입니다. 이 공간들이 완비라는 사실은 알려진 정리로만 언급합니다.
예를 들면, 📦 상자 세 개가 겹쳐 놓여 있습니다. 작은 상자에 든 물건은 중간 상자에도, 큰 상자에도 들어갑니다. 수열 공간도 이렇게 작은 것이 큰 것 안에 포함됩니다.
- 코시-슈바르츠 부등식 — 두 벡터의 내적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봅니다. 내적은 두 노름의 곱을 절대 넘지 못합니다.
내적은 한 벡터가 다른 벡터 방향으로 얼마나 겹치는지 잽니다. 두 벡터가 나란할 때 겹침이 가장 큽니다. 어긋날수록 겹침은 노름의 곱보다 작아집니다. 증명은 길이가 음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그 식을 판별식으로 읽으면 부등식이 떨어집니다. 등호는 두 벡터가 평행할 때만 성립합니다.
예를 들면, ✏️ 연필에 빛을 비추면 그림자는 연필보다 길어지지 않습니다. 연필이 빛 방향과 나란할 때만 그림자가 연필만큼 길어집니다.
- 횔더 부등식 — 코시-슈바르츠를 일반 지수로 넓힌 부등식을 봅니다. 두 지수가 서로 짝을 이루는 것이 핵심입니다.
두 수열을 항끼리 곱해 더한 값에도 천장이 있습니다. 그 천장은 각 수열의 노름을 곱한 값입니다. 지수가 둘 다 2이면 코시-슈바르츠와 똑같아집니다. 증명의 열쇠는 곱을 합의 지분으로 바꾸는 영 부등식입니다. 자세한 식은 아래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 가게에서 물건마다 가격과 개수를 곱해 모두 더하면 총액이 됩니다. 이 총액은 가격 목록과 개수 목록의 크기를 곱한 값을 넘지 않습니다.
- 평행사변형 법칙 — 평행사변형의 두 대각선과 두 변 사이에 숨어 있는 등식을 봅니다. 지수 p를 움직이며 그 등식이 언제 살아남는지 확인하는 장면입니다.
내적에서 온 노름은 항상 이 등식을 만족합니다. e1과 e2로 계산하면 왼쪽은 2⋅22/p, 오른쪽은 4가 됩니다. 둘이 같아지는 경우는 p=2뿐입니다. 그래서 p가 2가 아닌 ℓp 노름은 어떤 내적에서도 나올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 자로 그린 평행사변형은 그대로인데 재는 자만 바꿉니다. 자를 바꿨을 뿐인데 대각선에 대한 등식이 깨진다면, 그 자는 내적이라는 설계도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 유리수의 구멍 — 유리수만으로 만든 수열이 유리수가 아닌 곳으로 다가갑니다. 유리수 세계에 구멍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장면입니다.
반복 식은 추측값의 오차를 매번 반으로 접어 고칩니다. 항은 전부 유리수입니다. 그런데 다가가는 목적지는 유리수가 아닙니다. 그래서 유리수만으로는 그 자리를 채울 수 없습니다. 무리수라는 엄밀한 증명은 건너뛰고 아이디어만 봅니다.
예를 들면, 📏 자로 정사각형의 대각선 길이를 재어 봅니다. 1.4, 1.41, 1.414처럼 자릿수를 늘려도 분수로는 딱 맞지 않습니다. 그 자리가 바로 유리수의 구멍입니다.
- 실수의 구성 — 유리수의 구멍을 메워 실수를 실제로 만드는 장면입니다. 실수 하나를 유리수 수열들의 묶음으로 정의합니다.
소수점 자릿수를 늘려 가면 유리수 항들이 구멍으로 모여듭니다. 서로의 차이가 사라지는 수열들은 같은 수로 취급합니다. 그 묶음 자체가 하나의 실수입니다. 이렇게 만들면 구멍이 없는 수직선이 완성됩니다. 완비성은 바로 이 구성에서 얻어집니다.
예를 들면, 🪜 계단을 한 칸씩 오르면 꼭대기에 가까워집니다. 1, 1.4, 1.41, 1.414는 꼭대기를 향한 발자국들입니다. 발자국의 행렬 전체가 곧 목적지인 실수입니다.
- 볼차노–바이어슈트라스 — 유계수열 속에는 항상 수렴하는 부분수열이 숨어 있습니다. 구간을 반으로 접어 그 부분수열을 찾아내는 장면입니다.
비법은 구간을 계속 반으로 접는 것입니다. 점이 무한히 많이 모이는 쪽을 따라갑니다. 접을수록 구간은 좁아집니다. 그 안에 갇힌 점들은 하나의 값으로 모여듭니다. 그 점들을 이으면 수렴하는 부분수열이 됩니다.
예를 들면, 🧑 친구 서른 명이 운동장에 흩어져 있습니다. 운동장을 반으로 나누면 어느 한쪽에 친구가 몰려 있습니다. 그쪽만 계속 반으로 나누면 결국 한 지점으로 좁혀집니다.
- 단조수열과 코시수열 — 증가하면서 위로 막힌 수열이 꼭대기에 닿는 장면입니다. 꼬리가 한 점으로 조여드는 모습도 함께 봅니다.
위로 막혀 있으면 갈 곳은 가장 높은 자리뿐입니다. 그 자리가 상한이고 수열은 상한에 수렴합니다. 꼬리만 잘라 보면 남은 항들의 퍼짐이 점점 줄어듭니다. 퍼짐이 0으로 사라지는 수열이 코시수열입니다. 수렴하는 수열은 전부 코시수열입니다.
예를 들면, 🐷 저금통에 목표액의 절반, 남은 절반의 절반을 계속 넣습니다. 쌓인 돈은 목표에 점점 가까워지지만 한 번에 닿지는 않습니다. 뒤에 넣은 동전들끼리의 차이도 점점 작아집니다.
- 상극한과 하극한 — 수열의 꼬리만 보고 가장 높은 값과 가장 낮은 값을 살핍니다. 둘이 어디에 안착하는지 확인하는 장면입니다.
꼬리의 상한은 점점 내려오고 하한은 점점 올라옵니다. 위쪽 안착점이 상극한, 아래쪽이 하극한입니다. 두 값이 만나면 극한이 존재합니다. 진동하는 수열에서는 둘이 영원히 떨어져 있습니다. 정확한 정의는 아래 식과 같습니다.
예를 들면, 🌡️ 온도계로 매일 최고 온도와 최저 온도를 적습니다. 날이 갈수록 최고값은 한 값 근처로, 최저값은 다른 값 근처로 모입니다. 두 값이 같아지면 날씨가 한 온도로 정해진 셈입니다.
- 체자로 정리 — 전체 비율이 버거울 때 차분의 비율로 우회하는 장면입니다. 수열 버전의 로피탈 정리입니다.
한 걸음의 증가량끼리 비교하면 그 비율이 먼저 자리를 잡습니다. 전체 비율은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갑니다. 분모 수열은 엄격히 증가하며 끝없이 커져야 합니다. 두 비율의 목적지는 같습니다. 대표 예의 극한은 아래 두 번째 식과 같습니다.
예를 들면, 🚗 자동차 여행에서 마지막 1분의 속도가 시속 60km로 안정됩니다. 그러면 전체 구간의 평균 속도도 결국 시속 60km 쪽으로 끌려갑니다.
- 이중수열과 반복극한 — 이중수열을 보는 씬입니다. 격자에 찍힌 값 am,n을 보며, 행 방향 극한과 열 방향 극한이 어떻게 갈리는지 확인합니다.
이중극한은 두 인덱스가 함께 커질 때의 극한입니다. 반복극한은 한쪽을 먼저 보내고 나머지를 보냅니다. 순서를 바꾸면 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반복극한이 같아도 이중극한이 없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 표를 가로줄부터 읽는 것과 세로줄부터 읽는 것은 다릅니다. 읽는 순서를 바꾸면, 전혀 다른 결론에 닿을 수 있습니다.